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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 그래도 믿고 그래도 희망하고-10월 6일 연중 제27주일
 문규현  | 2013·10·05 06:46 | HIT : 3,647 | VOTE : 715

 

그래도 믿고 그래도 희망하고

2013년 10월 6일 연중 제27주일

하바쿡 1,2-3; 2,2-4 / 티모테오 2서 1,6-8.13-14 / 루카복음 17,5-10  

"주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해 주십시오." 제자들이 예수님께 더 많은 믿음을 주십사 청합니다. 제자들의 청은 강함도 불굴의 의지도 아닌, 연약함과 두려움의 고백입니다.  

제자들은 믿음을 더 크게 해달라지만, 예수님께선 가장 작은 믿음을 말하십니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지성이면 감천이고, 태산도 움직이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프고 또 아프고, 젖은 눈이 마를 새 없이 눈물겹고 힘겨운 이 세상은, 믿음이란 무력하고 허망한 것이라고, 쓰레기통에 쳐 박으라 조롱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믿고 또 믿습니다. 믿음은 나에 관한 것이 아니고 하느님을 향한 것이니까요.  

믿음은 희망과 직결됩니다. 믿음과 희망은 믿느냐 안 믿느냐, 가망이 있냐 없냐라는 현실과 상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영적인 문제입니다. 믿음과 희망은 무엇이 이뤄지리라는 데 대한 확신이 아닙니다. 되든 안 되든 그분을 믿으며, 우리가 가야할 길을 가는 것입니다.  

믿음과 희망이 나에 관한 것이 아니고 하느님을 향한 것이라 함은, 내 뜻과 내 시간표가 아니라 하느님 뜻과 하느님 시간에 온전히 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의 바람과 소망이 선하신 하느님, 의로우신 하느님과 일치하도록 애쓰는 것입니다. 또 그에 대한 응답을 비록 내가 듣진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 후손에게, 또는 우리 이웃에게 돌아가리라 확신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시간이란 우주 백 수십 억 년의 여정이고, 앞으로도 영원 영원한 시간입니다. 나의 믿음이란 바로 그 장엄한 하느님 뜻과 하느님 시간에 내가 초대되었다는 굉장한 사건을 그냥 무조건 찬미하며 합당하게 살고자 분투하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 진정한 믿음, 돌같이 단단한 믿음, 그게 '겨자 씨 믿음'입니다. 우주 전체로 보면 나란 존재는 아주 표도 안 나는 작디작은 존재지만, 하느님께선 바로 그 진실함과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을 '부적'처럼 여기거나 심부름센터 직원처럼 부리려는 믿음을 버릴 때 '겨자 씨 믿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계산하고 보상이나 결과를 기대하는 믿음, 하느님을 거래처로 만드는 비즈니스 마인드에서 벗어나라는 겁니다.  

하느님께선 재깍재깍 응답을 대령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기도 효험도 별론 거 같고 야속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거래적 믿음은 내 기대치에 안 차면 하느님으로부터 등 돌리고 손가락질하기 바쁩니다.  

기초 약한 허술한 믿음에 무엇을 더 얹어주어 봤자 제 무게를 못 이기고 와르르 무너집니다. 하느님을 저울질 말고, 대가를 저울질 말고, 희망을 저울질 말고, 그저 믿고 살아봅시다.  

희망은 저기 멀리 있어 희망이고, 아예 올 것 같지 않아 희망이고,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들에게 희망입니다.  

- 문규현 신부 드림 

여기 덤으로 나누는 시 하나. 

<깃발을 꺼내라> - 에드거 A. 게스트

 깃발을 꺼내라, 그대가 인류를 위해

몸 바치는 것을 모든 이가 다 보도록.

깃발을 꺼내라, 그리고 흔들어라

지난 이 모두 기쁨에 들뜨도록.

옆길로 비켜선 사람들

이전의 자부심을 잃은 사람들

모두 다 그 깃발을 보고

다시 힘내어 정진할 수 있도록.

'송전탑 막는 것이 애국'이라며 태극기를 내건 밀양 부북면 이남우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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