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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 그대가 희망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희망입니다-11월 24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
 문규현  | 2013·11·23 23:31 | HIT : 4,039 | VOTE : 792

그대가 희망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희망입니다.

20131124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 묵상

사무엘하 5,1-3 / 콜로새서 1,12-20 / 루카복음 23,35-43

 

십자고상. 십자가에 못 박혀 고통 속에 죽어있는 예수님이 매달려 계신, 참으로 비참하고 끔찍한 형상입니다. 이걸 흉측한 상을 우리는 왜 신앙하는 걸까요? 왜 자랑스레 목에 걸고 다니고, 무슨 일을 하든 앞세우고 또 앞세우는 걸까요?

사형수 예수. 십자가 처형은 가장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형벌이었습니다. 그분을 아는 척하는 것도, 그분과 조금이라도 연루되었음조차 불온하고 위험했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버림받은 사람, 가장 초라하고 외로운 분 그리스도를 우리는 이시라고 떠받들고 찬미합니다.

예수님께선 양심수, 정치범, 내란범이셨습니다. 정치인이셔서, 정치활동을 하셔서 정치범 사형수가 되신 게 아닙니다. 그분의 삶 자체가 정치적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말씀하셨듯이 정치란 공동선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고도화된 사회적 체계입니다. 공동선이란 함께 잘 사는 것입니다. 사랑과 돌봄, 존중과 나눔입니다.

사랑 잃은 세상에서 사랑을 행하는 것은 사랑 없는 자들에겐 큰 위협입니다.

불의와 불법으로 권력과 기득권을 유치하는 자들에겐 의로움을 행하는 자들이 총보다 두렵습니다.

억압하고 군림하고 독재하는 자들에겐 섬김과 존중, 협력과 평등을 행하는 사람이 제일 무섭습니다.

업신여기고 소외시키고 멸시하는 자들은 한없이 낮아지고 품고 돌보는 이들이 싫습니다.

사리사욕의 도구로 정치를 종속시키고 독점하는 자들은 민주주의가 무섭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를 죽였습니다.

예수를 죽인 자들과 예수를 믿는 자들이 철저하게 대립하고, 철저하게 달라야 할 지점이 바로 여깁니다. 우리가 언제나 자랑스러워하고 신앙해야 할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타락한 세상과 종교와 기득권자들이 무력화시키고 저버린 것들을 예수님께서 온 생애를 통해 거두셨다는 그 진실 말입니다.

민주공화국 대통령은 절대 왕처럼 행세해서도 안 되고, 우리 자신이 대통령을 왕으로 착각해서도 안 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공화국 시대에 살면서도 그리스도를 이라고 선포합니다. 가장 비극적이고 무고한 십자가 죽음이 가장 지독한 사랑, 온전한 섬김과 돌봄의 결과이며 절정의 표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왕 대축일은 그분의 구원 메시지를 우리 삶과 마음 한 가운데 가장 귀한 곳에 가장 높이 모시고, 우리 자신이 이 시대 그리스도의 불꽃이 되겠노라 재서약 하는 날입니다.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의 표현이요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 같은 존재가 되겠노라 다시금 맹세하는 날인 것입니다.

그리스도 우리의 구원, 그리스도 우리의 희망.

우리의 왕이신 그리스도를 가슴에 뜨겁게 품고, 이제 기다림과 갈망의 시기 대림절로 들어섭니다. 정말로 기다리고 있는 건 누구일까요? 우리일까요? 그리스도이실까요?

그대가 희망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희망입니다.

- 문규현 신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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