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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 2003년 위령의 날
 관리자  | 2003·11·01 17:32 | HIT : 7,808 | VOTE :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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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년 11월 2일
    위령의 날


    이 주일의 묵상
    오늘은 위령의 날이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죽음 건너편에서는 하느님과 함께 하는 보편적이고
    일치된 삶만이 있을 뿐임을 환기시켜준다. 무덤의 저 쪽, 거기서는 사람들을 서로 분리시키고
    배척하는 공간이 없다. 유색인종이나 흑인과 백인 사이의 갈등과 차별도, 가난한 사람이나 부
    자의 구분도 없다. 그 누구도 비정상적이라는 딱지가 붙거나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지 않는다.
    그곳에서는 모두가 오직 저 아득한 시절부터 있어온 위대한 영혼들과 함께 하는 위대한 영혼
    이 될 뿐이다. 그곳에서는 모두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재가 되게 하셨고 또, 한 사람 한 사람
    을 죽음과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주신 거룩하신 하느님의 영과 하나가 된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모든 것을 포용하고 편견이 없는 규정들을 따르는 것이 영생을 준비하는
    데 논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은총에 기대어 자신을 변혁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가 로마서에서 확언하듯이 은총에 의한 자기 변혁은 바로 세례에서부
    터 출발한다. 세례 성사를 통해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과 만나게 된다. 신자들은 예수님의 죽음
    을 통하여 새로운 삶, 그리고 하느님과 일치되는 삶을 누리게 된다. 세례라고 하는 새로운 인
    생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몸과 마음과 가슴과 의지가 그리스도의 마음과 가슴과 의지와 함
    께 하도록 한다. 다니엘서의 저자가 말하듯이 이와 같은 새로운 삶은 지혜롭게 표현되고 정의
    롭게 실천되어야 한다. 이처럼 지금 바로 여기서, 그와 같은 새로운 은총의 삶을 받아들이는
    모든 이들을 위하여 요한복음의 예수님께서는 마지막날에 모두가 살게 되리라는 부활의 선물
    과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다.

    예수님이 주신 그 같은 약속에 대해 확신을 하면서도 사실 우리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오늘
    위령의 날을 자책과 무거운 마음, 그리고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하는 내면의 소리와 함께
    보내곤 한다. 내가 얼마나 그이를 사랑했는지 말했더라면...; 우리의 마지막 말들이 서로에 대한
    분노가 아니었더라면...; 배우자에게, 아이에게, 늙은 부모님에게, 장인 장모에게, 시부모님에게,
    상사에게, 친구에게, 또 나 자신에게 내가 좀더 참았어야 하는 건데....; 좀더 좋은 병원을 찾았
    더라면, 좀더 좋은 간호와 치료를 받게 했더라면...; 장례식을 치르기 전에 꽃다발 선물을 했어
    야 하는 건데...;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그와 같은 아쉬움들을 내려놓고 먼저 세상을 떠나
    하느님과 함께 있는 이들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오늘의 복음 말씀이
    위로의 기회가 될 것이다. 먼저 떠난 이들을 위한 기도의 시간이 되고, 하느님께 자비와 용서
    를 청하며, 우리가 언제 어느 때든 하느님과 그리스도와 성령과 묶여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을 새로운 삶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다가오는 매일 매일을 사랑을 표현하는 시간
    으로 만들고, 분노보다는 화해를, 내 주위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지를 알아 가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매일을 서로를 돌보고 보살피는 시간이 되게 하고,
    인내를 배우며, 내 안에 있는 편견과 편협함을 없애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리하면 다음
    번 위령의 날에는 자책과 아쉬움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요한 복음 6:37-40
    생명의 빵에 대한 긴 담화의 한 부분으로서 이 특별한 장면은 빵의 기적 뒤에 나온다. 예수님
    께서는 당신이 주신 빵을 먹은 사람들이 당신을 믿고 당신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초대
    하신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이 세 가지 방식으로 성취되고
    있음을 말씀하신다. 첫 번째는 예수님께서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행하기 위해 하
    늘에서 내려왔는데, 그것은 죄 많은 인류를 위하여 살고 돌아가심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씀
    하신다(38절). 그러므로 두 번째로는,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뜻으로서 당신에게 주어진 사람은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라고 확언하신다(39절).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
    는 예수님을 보고 믿는 이들은 누구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할 것이라고 선포하신다(40절).

    요한복음 6장에서 길게 설명되었듯이, 예수님을 보고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그분의
    현존을 받아들임을 의미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믿는 이들은 이 세상에서, 또 마지막에도 영원
    한 생명을 나누게 된다. 레이먼드 브라운이 지적했듯이 공관복음은 영원한 생명을 마지막 심판
    날에 믿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로 간주했지만(마태오 28:8-9; 마르코 10:30), 요한
    복음사가는(그리고 바오로 사도도) 영원한 생명이란 현재의 것임을 강조했다. "내가 하는 말을
    듣는 사람은"이란 나의 빵을 먹는 자들이고, 내게로 오는 자들이며, 내 안에서 성장하는 사람
    이고, 나를 따르는 사람이며, 나를 보고 믿는 사람들인 것이다.

    오늘 위령의 날에 이 복음 말씀을 비추어보면 오늘의 성찬전례는 영원한 생명의 맛, 그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세상을 떠난 이들, 위대했던 사람이나 그저 선했던 사람들, 작고 힘없던 사람들,
    유명한 사람이나 평범했던 사람들, 기억할만한 인물이거나 깔보았던 사람들, 그 영혼들과 함께
    친밀하게 의사소통을 해보는 기회의 날임과 동시에 영원한 생명의 맛을 느껴보는 날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가 오늘 기억하고 축복하고자 하는 모든 영혼들은 우리의 일부분이다. 또 우리는
    그들의 일부분이다. 오늘, 그리고 매일같이 그들과 우리 사이에 있는 넘기 힘든 계곡을 건너뛰
    게 하는 것은 신앙이다. 신앙이 우리를 하나로 만들고, 영원한 생명을 즐기며, 우리를 기억하
    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는 영혼들에 대한 생각을 잊지 않게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위해
    기억하고 기도한다.  


    (taken from November 2, 2003, Preaching Resources [Celebration], An Ecumenical Worship 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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